영화 어벤져스: 엔드게임(Avengers: Endgame)은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의 10년 서사를 집대성한 작품으로, 인피니티 워에서의 패배 이후 히어로들이 다시 모여 희망을 되찾는 과정을 그리고 있습니다. 이 영화는 단순한 액션 블록버스터를 넘어, 각 캐릭터의 인생과 감정, 그리고 희생을 조명하며 대서사시를 완성한 걸작입니다. 본문에서는 주요 줄거리를 따라가며 히어로별로 서사를 정리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1. 전반부: 절망 속의 재회와 시간여행의 기획
영화는 인피니티 워 직후로부터 시작됩니다. 절반의 생명이 사라진 지구, 남은 어벤져스 멤버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상실을 겪고 있습니다. 토니 스타크는 페퍼와 함께 가족을 이루며 은둔하고, 스티브 로저스는 상담 모임을 주도하며 현실을 받아들이려 합니다. 하지만 스콧 랭(앤트맨)이 양자 영역에서 돌아오면서 이야기는 전환점을 맞습니다. 그는 양자 영역을 이용하면 과거로 돌아가 인피니티 스톤을 모을 수 있다고 제안합니다.
이로써 ‘타임 하이스트(Time Heist)’라 불리는 작전이 시작됩니다. 멤버들은 세 팀으로 나뉘어 과거의 스톤을 찾아 떠나며, 이 과정에서 여러 시공간 속 본인의 과거 혹은 잃어버린 이들과 마주하게 됩니다. 이 부분은 단순한 시간여행이 아니라, 각 캐릭터가 자기 자신을 직면하고 성장하는 계기로 작용합니다.
예를 들어 캡틴 아메리카는 1970년대 과거에서 연인 페기를 다시 보게 되고, 토니 스타크는 아버지 하워드 스타크와 만나 인간적인 대화를 나누며 내면의 불안을 해소합니다. 이처럼 시간여행은 이야기 구조를 다층적으로 만들며 감정선의 깊이를 더하고 있습니다.
2. 중반부: 히어로별 서사 정리와 전개
영화의 중반은 각 히어로의 개별 서사가 더욱 도드라지는 구간입니다. 특히 인상적인 인물은 블랙 위도우(나타샤 로마프)입니다. 그녀는 어벤져스라는 가족을 지키기 위해 모든 것을 바쳤고, 결국 소울 스톤을 얻기 위해 클린트 바튼(호크아이)과 함께 보르미르로 떠나 자발적으로 목숨을 내놓습니다. 이는 마블 여성 히어로 중 최초의 ‘완전한 희생’으로 기록되며, 많은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토르는 실패와 죄책감에 빠져 아스가르드 신전에서 폐인처럼 살고 있었지만, 어머니 프리가와의 재회를 통해 다시금 자신감을 되찾습니다. 그의 서사는 ‘자기 용서’라는 테마를 중심에 두고 있으며, "자격은 잃을 수 있지만 가치 있는 존재는 스스로 만들어나간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습니다.
토니 스타크는 가장 극적인 서사 완결을 보여주는 인물입니다. 그는 처음엔 작전에 참여하지 않으려 했으나, 딸을 위해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에 합류합니다. 아이언맨으로서의 마지막 사명은 결국 타노스의 군대를 막기 위한 ‘스냅’이었고, 그 대가는 자신의 목숨이었습니다. 그의 “I am Iron Man”이라는 마지막 대사는 마블 팬들에게 영원히 기억될 명장면이 되었습니다.
3. 후반부: 최종 결전과 감정의 정리
모든 인피니티 스톤을 되찾은 어벤져스는 헐크(브루스 배너)를 통해 스냅을 실행해 사라진 생명체들을 복원시킵니다. 그러나 과거에서 현재로 온 타노스는 이를 눈치채고 어벤져스 본부를 공격합니다. 이로 인해 가장 거대한 전투 장면 중 하나가 펼쳐지고, 전 우주의 히어로들이 한자리에 모입니다. 블랙 팬서, 스파이더맨, 캡틴 마블 등 다시 돌아온 이들이 연합하는 장면은 인피니티 사가의 절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 전투에서 토니는 인피니티 스톤을 스스로 사용해 타노스와 그의 군대를 제거하지만, 그 힘은 그의 생명을 앗아갑니다. 모든 캐릭터가 그의 장례식에 모이면서 마블 세계관은 하나의 시대를 마무리합니다. 스티브 로저스는 인피니티 스톤을 제자리에 돌려놓기 위한 시간여행을 떠났고, 돌아오지 않습니다. 하지만 곧 노인의 모습으로 나타나 쉴드와 함께 캡틴의 자리를 샘 윌슨(팔콘)에게 넘겨주며, 그의 시대 역시 끝이 납니다.
이 장면은 ‘책임과 계승’이라는 상징을 품고 있으며, 향후 마블 세계관의 방향성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이후 세계는 변화하지만, 히어로들이 남긴 희생과 유산은 계속 이어질 것입니다.
영화 어벤져스: 엔드게임은 히어로 개개인의 감정, 선택, 희생이 모여 하나의 위대한 이야기로 완성된 영화입니다. 그저 타노스를 이기는 결말이 아니라, 각 인물이 어떻게 자신의 정체성과 운명을 받아들이는지를 보여주는 서사로서, 마블의 모든 영화 중 가장 완결성 있고 감정적인 작품이라 평가받고 있습니다. 지금 다시 봐도 여운이 깊게 남는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