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영화 선과 악의 학교(The School for Good and Evil)는 2022년 공개된 판타지 작품으로, 동화 세계 속 ‘선’과 ‘악’의 개념을 교육으로 구분한다는 독창적인 설정으로 주목받았습니다. 이 작품은 소설 원작을 기반으로 하며, 주인공 소피와 아가사의 우정을 중심으로 선과 악의 경계를 다시 묻는 흥미로운 이야기입니다. 본문에서는 영화의 줄거리와 핵심 캐릭터들의 변화를 중심으로 깊이 있게 분석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1. 영화 줄거리: 선과 악의 기준을 뒤흔들다
영화의 이야기는 가브알 마을에서 시작됩니다. 마을에 어울리지 않는 외모와 분위기를 지닌 소피는 언제나 동화 속 ‘공주’가 되고 싶어 하는 소녀입니다. 반면, 아가사는 음침한 외모와 성격으로 사람들에게 마녀 취급을 받지만, 실제로는 누구보다 깊은 마음을 가진 소녀입니다. 둘은 서로의 외모와 사회적 편견에 갇혀 있지만, 누구보다도 강한 우정을 나누는 친구입니다.
어느 날, 이들은 신비한 힘에 의해 ‘선과 악의 학교’라는 미지의 장소로 끌려가게 됩니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소피는 악의 학교에, 아가사는 선의 학교에 배정되면서 혼란이 시작됩니다. 영화는 이 배정이 단순한 오류인지, 아니면 진정한 성향을 반영한 것인지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전개됩니다.
이후 두 사람은 학교에서 다양한 훈련과 시험을 겪으며 서로의 본성과 세상의 이분법적인 시선에 맞서 싸우게 됩니다. 특히 소피는 자신의 외모와 욕망에 대한 갈등 끝에 점차 ‘악’에 물들기 시작하며 강력한 어둠의 마법을 얻게 되고, 결국 선과 악의 세계를 뒤엎으려는 강한 욕망을 드러냅니다.
결국, 아가사는 소피를 구하기 위해 진심 어린 우정을 바탕으로 그녀를 설득하고, 둘은 진정한 ‘사랑’과 ‘자기 이해’를 통해 선악의 개념이 단순하지 않다는 진실을 깨닫게 됩니다. 영화는 선과 악의 고정관념을 깨뜨리며, 사랑과 우정이야말로 그 경계를 허무는 열쇠임을 전달하고 있습니다.
2. 소피: 선과 악의 경계에 선 욕망의 인물
소피는 영화의 중심 인물이자 가장 큰 변화를 겪는 캐릭터입니다. 처음에는 아름다움과 명예, 공주가 되는 꿈에 사로잡혀 있지만, 점차 자신의 깊은 욕망과 상처를 마주하게 됩니다. 그녀는 ‘선’이라는 껍데기 뒤에 감춰진 자기 중심성과 경쟁심을 인정하지 못하다가, 악의 학교에 배정되면서 그 본성과 마주하게 됩니다.
악의 학교에서는 오히려 자신이 인정받고 있다는 착각 속에 점차 힘을 갈망하게 되고, 궁극적으로 어둠의 마법사 라피엘과 손을 잡고 세계를 장악하려는 욕망을 드러냅니다. 그러나 그녀의 타락은 완전한 악의 상징이 아닌, 억눌린 욕망과 사랑받고 싶다는 인간적인 본능의 표출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소피의 캐릭터는 단순한 악당이 아닌, 자기 정체성을 혼란스러워하는 인물로 그려지며, 선과 악이 하나의 연속선상에 있다는 영화의 주제를 상징하는 존재입니다.
3. 아가사: 진정한 ‘선’의 상징
아가사는 외적으로는 선의 상징과 거리가 멀지만, 영화 전체에서 가장 순수하고 타인을 위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선의 학교에 처음 배정되었을 때, 그녀는 자신이 ‘선’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믿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진정한 선이 외모나 사회적 기대치가 아니라 내면의 선택과 행동임을 증명해 보입니다.
특히 친구를 향한 헌신과 끈질긴 믿음, 그리고 소피가 어둠에 잠식될 때조차 포기하지 않는 태도는 영화의 정서를 따뜻하게 이끌어가는 핵심 요소입니다. 그녀는 갈등의 중심에서 끝까지 타인을 위한 선택을 하며, 영화 속에서 가장 명확하게 선의 의미를 재정의하는 인물로 기능합니다.
아가사의 존재는 관객에게 “선이란 무엇인가?”라는 철학적 질문을 던지며, 외면보다 내면의 진실과 용기를 중시하는 영화의 메시지를 상징하고 있습니다.
4. 조연 캐릭터와 세계관 설정의 특이성
이 영화의 세계관은 두 개의 학교를 중심으로 구성되며, 각각의 공간은 성격, 교육 방식, 복장, 심지어 건축 양식까지도 극단적인 대비를 이룹니다. 선의 학교는 밝은 색감과 클래식한 유럽풍의 분위기를 지녔고, 악의 학교는 어두운 동굴과 비틀린 조형물로 구성되어 시각적으로 강렬한 대비를 보여줍니다.
조연 캐릭터로는 ‘라피엘’과 ‘더 교수’ 등이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라피엘은 소피의 어두운 힘을 끌어내는 인물로서, 그녀의 욕망을 이용하며 이야기의 갈등을 극대화합니다. 한편, 학교 내 각 과목의 교사들은 선과 악의 개념을 극단적으로 교육하는데, 이 역시 ‘이분법적 사고’의 허구성을 비판적으로 조명하고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영화는 전통적인 동화 속 구조와는 달리, 인물의 선택과 관계에 따라 선과 악이 얼마든지 전복될 수 있음을 시사하며, 판타지 장르의 고정관념을 뒤흔드는 작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선과 악의 학교는 단순한 판타지 영화가 아닌, 선과 악이라는 이분법적 사고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작품입니다. 주인공 소피와 아가사의 관계는 인간 내면의 복잡한 감정과 성장 과정을 효과적으로 보여주며, 고정된 ‘착한 주인공’, ‘나쁜 악당’이라는 공식을 탈피합니다. 감정, 욕망, 우정이 얽힌 이 영화는 판타지 팬들에게도, 청소년들에게도 큰 울림을 남기는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