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소니 픽처스가 공개한 영화 『마담 웹(Madame Web)』은 스파이더맨 시리즈로 잘 알려진 소니 스파이더 유니버스(SSU)의 새로운 확장작입니다. 이 작품은 마블 코믹스의 신비로운 캐릭터 ‘마담 웹’을 중심으로, 여성 중심의 히어로 서사를 전면에 내세운 최초의 영화입니다. 본 리뷰에서는 마담 웹 캐릭터의 정체와 능력, 영화의 세계관, 서사 구조와 주요 캐릭터의 역할에 대해 깊이 있게 분석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1. 마담 웹 캐릭터의 기원과 재해석
마담 웹은 1980년대 마블 코믹스에서 처음 등장한 캐릭터로, 본명은 캐시 웹(Kassandra Webb)입니다. 원작에서 그녀는 중증 신경근질환으로 휠체어에 의존하면서도, 예지 능력과 멀티버스 인식 능력을 갖춘 인물로 묘사됩니다. 그녀는 스파이더맨에게 중요한 정보를 제공하며 스파이더우먼들의 조력자로 활동해 왔습니다.
영화에서는 이 고전 캐릭터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합니다. 젊은 간호사로 등장하는 캐시 웹은 특수한 사고 이후 미래를 보는 능력을 얻게 되며, 이 능력은 점차 차원 간 인식으로 확장됩니다. 영화는 마담 웹이 그 능력을 영웅으로서의 정체성으로 받아들이는 과정을 핵심 축으로 삼습니다.
- 예지 능력 시각화: 영화는 예지 장면을 ‘거미줄처럼 엮인 미래의 조각들’로 시각화합니다. 이는 시청자가 마담 웹의 시점을 간접적으로 체험하게 해주는 효과적인 장치입니다.
- 미래의 스파이더우먼들: 그녀는 자신이 보호해야 할 3명의 소녀들이 훗날 스파이더우먼이 될 존재임을 예지 하며, 이들을 지키는 사명을 자각합니다.
- 기원과 성장: 전통적인 영웅의 힘이 외적 능력이라면, 마담 웹은 ‘선택과 책임’이라는 내적 성장을 통해 진정한 히어로가 됩니다.
이러한 캐릭터 재해석은 원작 팬에게는 신선함을, 신규 관객에게는 공감과 몰입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2 소니 스파이더 유니버스(SSU)와의 연계
영화 『마담 웹』은 소니의 독자적 마블 세계관인 SSU(Sony’s Spider-Man Universe)의 네 번째 영화로, 앞서 공개된 『베놈』, 『모비우스』, 『크레이븐 더 헌터』와 같은 세계에 속합니다. SSU는 MCU와는 별개로 진행되는 스파이더맨 관련 세계관입니다.
- 스파이더맨 부재 속 세계관 확장: 마담 웹에서는 직접적인 스파이더맨 등장은 없지만, 여러 대사와 암시를 통해 피터 파커의 존재 가능성을 넌지시 드러냅니다.
- 멀티버스와 연결 가능성: SSU는 MCU처럼 멀티버스를 전면에 내세우진 않지만, 마담 웹을 통해 ‘다중 미래’와 ‘평행 시간대’ 개념이 도입되며 후속작과의 연결 가능성을 열어둡니다.
- 다른 SSU 영화와의 톤 차이: 베놈이나 모비우스가 다소 어둡고 폭력적인 분위기였다면, 마담 웹은 미스터리, 예지, 보호 서사에 더 중점을 둡니다.
이러한 점에서 마담 웹은 SSU의 또 다른 가능성을 보여주는 작품이며, 단일 캐릭터 중심 서사에서 다세대 히어로 탄생의 시초로 작용하는 전환점이 되고 있습니다.
3. 영화의 구조와 여성 중심 서사의 힘
영화 『마담 웹』은 기존 슈퍼히어로 영화와 달리 액션보다 관계와 정체성 탐색에 더 집중합니다. 주인공 캐시 웹과 세 소녀들 간의 유대, 보호, 성장이 이야기의 핵심입니다. 이 영화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바로 여성 중심의 집단 서사라는 점입니다.
- 4명의 여성 캐릭터 중심: 마담 웹(캐시), 줄리아, 마틸다, 아냐는 각기 다른 배경과 성격을 지녔으며, 이들이 함께 위협에 맞서며 연대하는 과정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 여성의 힘은 선택에서 시작: 능력을 갖고 있음에도 이를 어떻게 사용할지 고민하는 마담 웹의 모습은, 현대적 여성상을 반영합니다. 단순히 싸우는 것이 아니라, 보호하고 이끄는 힘에 초점이 맞춰집니다.
- 남성 빌런과의 대립: 적 캐릭터는 미래의 스파이더우먼들을 없애려는 인물로, 그의 행위는 전형적이고 단선적입니다. 이에 맞서는 여성들은 다층적이고 감정적으로 입체적인 인물로 그려집니다.
이러한 여성 중심의 서사는 단순한 젠더 포커스를 넘어서, ‘선택, 책임, 연대’라는 인간 본연의 가치를 드러내는 데 기여하고 있습니다.
영화 『마담 웹』은 기존 슈퍼히어로 영화의 문법을 따르면서도, 예지 능력을 활용한 독특한 서사 구조, 여성 중심의 서사, SSU 세계관 확장의 가능성을 함께 담아낸 작품입니다. 단순한 히어로 액션을 기대했다면 아쉬움이 있을 수 있으나, 서사적 깊이와 인물 간 관계를 중시하는 관객에게는 신선한 경험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소니 마블 세계관의 또 다른 시도, 『마담 웹』은 앞으로의 흐름에 중요한 키를 쥔 작품입니다.